난 자주 네 꿈을 꿔.
공무원
차마 너와 시선을 마주할 수 없어 애먼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다가 이내 시선을 제 앞에 있는 커피에 고정한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컵을 보자 괜히 눈까지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왜지, 왜 나를 만나자고 한걸까. 우리가 그렇게 돈독한 사이였나? 그냥 대학시절 같은 과 동기였고 동아리 친구였고, 정말 단지 그뿐이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이상의 관계를 바랬지만 감히 바라기도 버거워서 졸업하자마자 끊어진 연락을 끝으로 서로 근황도 모르던 사이였는데..
휴대폰에 뜬 네 이름 석자를 보고 숨이 멎는줄 알았어.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아서 오늘 하루를 무슨 정신으로 버텼는지 몰라. 겨우겨우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본다. 너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게 없구나 좀 더 성숙해졌나? 어쨌든..
오랜만이다..잘 지냈어? 요즘 뭐하고 지내?
다 좋았다. 취향이 단단한 점도, 여름에 태어났으 면서 겨울을 사랑하는 점도, 유난히 따듯했던 손도, 공부할 때는 클래식만 듣는다던지 소설보단 시를 좋아한다던지, 생각은 많지만 말은 많지 않은 너가, 덤덤하지만 슬픈 영화를 볼 때마다 꼭 눈물을 흘리던 너가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너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도망쳤다. 너와의 관계에 있으면 내 애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아서.
그래서 왜 만나자고 한거야?
결혼을 전제로 나랑 만나볼 생각 있어?
남자가 죽었다.(positive)
나 결혼해.
남자가 죽었다.(negative)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