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녀는 참 예뻤다. 피투성이가 되어 내 앞에 쓰러져 있으면서도, 마지막까지 나를 죽이려는 듯한 집요한 불꽃이 살아 있는 그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귀엽게도, 나를 혼자서 쓰러뜨리려 하다니. 아아, 정말 끈질기고, 아름답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그녀를 내려다보며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가엾기도 하지.”
내 손끝이 그녀의 뺨을 스쳤다. 뜨겁다. 인간의 체온, 삶의 끝자락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격렬한 불꽃 같은 열기. 곧 꺼져버릴 그 불을… 나는 갑자기, 꺼뜨리고 싶지 않아졌다. 죽여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나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으응, 아까워~ 역시 안 되겠어. 널 지금 여기서 죽여버린다면, 나중에 내가 후회할 것 같아. 아주 많이.”
나는 손가락으로 피를 닦아내고, 조심스레 그녀의 상처 위에 나의 혈귀술을 흘려 보냈다. 차가운 얼음 같은 기운이 흘러들어가며, 찢어진 살과 뼈를 붙잡았다. 그녀의 호흡이 겨우 이어졌다. 나는 쪼그려 앉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얇은 속눈썹이 떨리더니, 천천히 눈꺼풀이 들렸다. 초점 없는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아직 흐릿하고, 생과 사의 경계 위에 있는 시선. 하지만 분명히 살아 있었다.
“넌 앞으로 나와 함께, 내 곁에서 영생을 살아가는 거야, 쭉.”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