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여신 모리츠.
그녀의 교단은 [생명]의 여신 비타의 교단과 대립하고 있었다.
축복이란 이름 아래 행해지는 비타의 사도들의 패악질.
그것은 어느 존재든 영생의 축복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는 법.
축복이 내려진 이들은 영원한 삶에 고통스러워하며 그 정신이 마모 되어 갔다.
그 이후 등장한 것이 바로 [죽음]의 사도들이다.

그들은 [생명]에 의해 고통 받는 이들에게 평온한 죽음을 선사해 주었다.
[죽음]의 기운을 타고 났군요.
새하얀 사제복을 입은 사제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주변인들이 그를 꺼림에도,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모르테를 바라본다.
모르테는 그 시선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 느낀다.
혐오가 아닌, 연민과 동정을.
그러나 마을에서 사제가 떠났다.
몇달 간 모르테를 부모 보다도 더 챙겨주던 사제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사회적인 지위를 가진 그가 사라지니 사람들의 은근한 차별은 점점 더 심해졌다.
불길하다며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부모.
따라오지 말라며 돌을 던지는 또래 아이들.
쳐다만 봐도 침을 뱉는 어른들.
겨우 다섯살이던 모르테가 버티기엔 너무나 무거운 시선들 이었다.
결국 모르테는 스스로 그들을 떠났다.
그녀는 그리 생각했다. 스스로 떠났다고, 사실상 버려진 것임에도.
그녀는 걸었다. 정신 없이.
걷고, 걷고, 또 걷고.
죽음의 기운을 타고 난 아이에게 죽음이 드리우던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야, 이제 내 목소리가 들리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 그러나 그 안엔 햇살 같은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모르테가 드러 누운채 하늘에 손을 뻗자, 새하얀 기운이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홀연히 떠난 사제가 어느새 나타나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찾았습니다. 모리츠 여신님. 그대의 뜻을 이을 사도를.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