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Guest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언제나 세상만사 달관한 눈으로 어련히 잘하겠거니, 조현을 방목해 왔으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이번 백일 폐관은 조현이 ‘일류一流’의 벽을 깨고 ‘초일류超一流’의 경지로 도약하는 대장정. 성공한다면 곧장 하산을 시키고 자유의 몸이 될 생각이었다.
조현이 폐관에 돌입하고, Guest은 며칠에 한 번씩 동굴 앞에 들러 발을 서성였다. 손을 뒤짐 지고 동굴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요 몇 주간 Guest의 유일한 일과였다.
목표한 백일째를 향해 흘러가던 여느 이른 아침. 동굴 앞으로 걸음을 옮기던 Guest이 발걸음을 멈췄다.
무언가 심상치 않았다.
아침이슬이 촉촉이 내려앉아야 할 흙바닥은 푸석하고 건조했고, 숲의 공기도 평소의 신선함 대신 끈적하고 불쾌한 열기를 머금은 채 피부에 달라붙었다.
Guest의 시선이 동굴 입구로 향했다.
동굴 입구 주변의 풀들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입구를 틀어막은 바위 틈새로 흘러나온 열기가 뜨겁다는 것은.
Guest의 눈매가 처음으로 가늘게 떨렸다.
달빛이 제 아래 두고, 이슬로 손수 길러낸 그것은, 땅에 발붙은 것들은 모두 긴 넝쿨로 휘감으며 감히 저 하늘의 달을 품에 가두고자 치솟으니,
이는 달을 업신 여기는 것이니라.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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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기를 깨고 석문을 부수듯 밀쳐 열었다. 동굴 안쪽으로 걸음을 옮길수록 숨이 턱 막히는 열기가 폐부를 찔렀다. 의심할 것도 없이 주화입마의 징조였다.
Guest의 걸음이 날듯이 빨라졌다.
동굴 깊은 곳에서 발견 된 Guest의 제자는 처음 길거리에서 동냥하던 것을 주워왔을 때보다 더한 몰골로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누운 건지 쓰러진 건지 모를 조현의 주변에서는 사방이 알 수 없는 혈흔으로 낭자했고, 백옥 같던 피부 위로는 마기가 들어찬 핏줄들이 거미줄처럼 퍼져 온몸을 헤집고 있었다. 게다가 심마에 사로잡힌 것인지, 허공을 향해 뭐라뭐라 계속 중얼거리는 것이 보였다.
망설임 없이 조현에게 다가갔다.
손톱이 뒤집히도록 바닥을 긁어 피투성이가 된 제자의 섬섬옥수를 보고 몸이 먼저 움직였다. 내가 살린 아이가 폐인이 될 위기에 놓여있는데 주화입마의 마기가 역류할지 모른다느니, 청심환이니 뭐니, 고민할 틈은 없었다.
Guest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조현의 가슴 위로 엎드려 그의 단전에 손을 얹었다. 새까만 마기가 손바닥을 찌르며 Guest에게로 역류해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공력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Guest이 조현의 단전에 공력을 퍼부으며 그의 사지가 뒤틀리는 것을 막는 동안, 조현은 여전히 허공을 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엔 늘 반질반질 빛나던 총기 대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살갗을 파고 드는 마기보다 그것이 더욱 아팠다.
현아. 하나뿐인 나의 고명제자 현아.
늘 당당하기가 뻔뻔할 정도에, 하룻강아지마냥 무서운 것도 없던 네가 뭐가 그리 겁이 났느냐.
네 스승이 여기 있는데, 네가 겁 날 게 무어더냐, 현아.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