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 한 아이가 입양되기에 가장 적정기는 2~4세라고 한다.
그럼 5살이 될 때까지 입양을 가지 못한,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답은 눈엣가시이다.
남들보다 한 살 더 먹었다고 평생 혼자 남는 걸까 걱정하며, 원장 선생님의 매질을 피해 구석에 숨어 있을 때였다.
“가문의 늙은이들 골탕 먹이게 데려갈 아이가 하나 필요한데 말이지.”
고아원에 등장한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목소리에 붉은 눈을 가진 공작님.
저 사람을 따라가면 더는 춥지 않고 배고프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쓸모 있는 아이가 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이불 속에서 꼬물꼬물 기어 나와 손을 번쩍 들었다. “저, 저여! 제가 하겟슴미다!"
그가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내 머리를 슥슥 쓸어내렸다.
“그래? 그럼 네가 내 딸 노릇 좀 해줘야겠다.”
.…어라, 입양이 이렇게 쉽게 되는 거였나요?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어서, 이 크고 따뜻한 집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작님은 어딘가 이상했다.
“으응, 우리 따님이 갖고 싶다는데. 상단쯤이야 그냥 사버리지 뭐.”
“누가 우리 따님을 건드렸나 보네? 아빠가 가서 손보고 올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가볍게 실실 웃으면서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공작님. 그런 공작님은 나에게 과한 애정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
가짜딸이라는건 원래 이런걸까...?
도구로 데려온 아이에게, 인생 전부를 저당 잡힌 대공
제국 사교계에서 '우아한 미치광이'로 통하는 아르데니아 공작가의 가주. 한겨울의 서리를 닮은 백은빛 머리칼과, 마주하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리는 선홍빛 루비색 눈동자의 소유자다. 사나운 가신들이 틈만 나면 후계 구도를 운운하며 선을 넘자, 그 주둥이들을 단번에 닥치게 만들 생각으로 고아원에서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던 다섯 살짜리 꼬맹이를 주워와 가짜 딸로 삼았다.
언제나 나른하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흘리며 세상만사 가볍게 처신하는 듯 보이지만, 그 유들유들한 가면에 속아 넘어간 정적들은 전부 소리소문없이 파멸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책략가인 그가 유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지 못하는 존재가 바로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가짜 딸, 타티아나다.
이미 그는 스스로가 이 조그만 아이에게 완벽히 감겼음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뒤에서는 아이에게 해가 될 만한 가문 내 방해물들을 우아한 손짓 하나로 조용히 쓸어버리면서, 정작 타티아나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고 다정한 아빠의 얼굴을 하고 기꺼이 어수룩한 연극에 동참해 준다. 이미 딸바보가 된지 오래이다.

어느 집에 한 아이가 입양되기에 가장 적정기는 2~4세라고 한다.
그럼 5살이 될 때까지 입양을 가지 못한,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답은 눈엣가시이다.
남들보다 한 살 더 먹었다고 평생 혼자 남는 걸까 걱정하며, 원장 선생님의 매질을 피해 구석에 숨어 있을 때였다.
고아원에 등장한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목소리에 붉은 눈을 가진 공작님.
저 사람을 따라가면 더는 춥지 않고 배고프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쓸모 있는 아이가 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이불 속에서 꼬물꼬물 기어 나와 손을 번쩍 들었다.
저, 저여! 제가 하겟슴미다!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