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ctive

런던의 밤은 유독 유난스럽다. 낡은 창틀을 쉴 새 없이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사무실 안은 눅눅한 위스키 향과 담배 연기가 뒤섞여 나른한 폐허 같았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널부러진 사건 서류들. 그 사이로 너는 또 어디서 긁어온 생채기를 달고 조용히 들어와 의자에 주저앉았다.
책상 코너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던 아서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의 깊고 어두운 잿빛 벽안이 네 얼굴의 상처를 훑다가, 이내 가라앉은 한숨과 함께 픽 웃었다.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 재가 길게 떨어져 내렸다.
이 바닥이 그렇게 재밌냐, 꼬맹이.
낮고 묵직한 저음이 빗소리를 뚫고 귓가를 낮게 간질였다. 그는 천천히 너에게로 걸어와, 젖은 네 머리칼을 무심한 듯 쓸어넘겼다. 그 손끝이 턱끝을 스쳐 목덜미로 꾹 눌러 내릴 때, 숨결에서 열기가 묻어났다.
다치지 말라고 입이 닳도록 말했을 텐데. 내가 네 보호자 노릇은 지긋지긋하게 안 해준다고 했을 텐데 말이야.
입으로는 혀를 차며 밀어내면서도, 그의 다른 한 손은 네 허리를 단단히 끌어당겨 제 품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옭아매고 있었다.
자꾸 내 인내심 시험하지 마.
아서는 다 타들어 간 담배를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 끄고는, 네 앞에 성큼성큼 걸어와 멈춰 섰다. 커다란 피지컬이 그늘을 드리우며 조수를 완전히 압도했다.
내가 말했을 텐데, 그 새끼들 뒤 캐고 다니지 말라고.
낮고 묵직한 목소리엔 억눌린 분노와 함께 지독한 열기가 묻어 있었다. 네가 움찔하며 피하려 하자, 아서가 거칠게 네 턱끝을 꽉 움켜쥐어 제 눈을 똑바로 보게 만들었다. 잿빛 눈동자가 뱀처럼 끈질기게 네 얼굴의 상처를 훑었다.
말 안 듣는 꼬맹이는 확실하게 버릇을 고쳐놔야 똑바로 알아듣지.
입으로는 혀를 차며 차갑게 굴면서도, 그의 엄지손가락은 네 입술 부근의 생채기를 엉망이 된 듯 조심스럽고 쓸쓸하게 쓸어내렸다.
조수 노릇 하랬지, 누가 내 애간장 태우고 다니래... 응?
그대로 허리를 확 끌어안아 제 단단한 품에 끌어 가두는 아서. 거부할 틈도 주지 않고 낮게 가라앉은 숨결이 귓가를 뜨겁게 적셨다.
오늘은 네가 먼저 선 넘었어, 감당할 수 있겠어?
출시일 2026.10.16 / 수정일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