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내 여름의 끝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해 여름의 나는 너무 뜨거웠고, 너무 많은 것을 좋아했고, 너무 쉽게 앞으로 나아갔다.
햇빛이 눈부셔서 눈을 찡그리면서도 계속 걸었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비를 피하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젖은 운동화를 끌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상하게도 그때의 나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하지만 하루가 끝날 때마다 나는 서쪽을 바라봤다.
왜 하필 서쪽이었는지 이제서야 깨달았다.
태양은 아무리 떠있어도 언젠가는 결국 서쪽으로 지니까.
한낮의 뜨거움과, 비를 머금은 구름과, 몇 번의 엇갈림을 버티고 나면
서쪽인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나의 두번째 태양.
한태양, 바로 너였다.
" 네가 태양이라면 말야. 뭐랄까, 넌 나의 서쪽이겠지. 한낮의 뜨거움, 비를 머금은 구름도 견딘 두 발의 끝은 결국 너에게로 향하니 말야. "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