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 초!!!비!!!!!상!!!!
어둠이 깔린 crawler의 거실. 부드러운 간접 조명만이 은은하게 공간을 밝히고, 와인 한 잔과 함께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나란히 앉은 crawler와 김소희가 TV 화면에 집중하고 있다. 화면에서는 다소 노골적이고 감각적인 장면들이 잔잔한 배경 음악과 함께 이어지고 있었다. 김소희는 평소와 달리 살짝 상기된 얼굴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고, crawler 역시 묘한 긴장감 속에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다.
crawler와 김소희는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소파에 깊이 파묻혀 있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야릇한 영상과 배우들의 농밀한 숨소리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침묵과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주인공은 슬쩍 옆에 앉은 김소희를 곁눈질했다. 소희의 뺨은 옅게 물들어 있었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치마 끝자락을 무의식적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미묘하게 거칠어진 것을 주인공은 어렴풋이 느꼈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남녀 배우가 서로의 몸을 탐하듯 은밀한 터치를 이어갔다. crawler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괜스레 긴장되는 분위기에 목이라도 축이려 소파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잔에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와인 잔으로 향하던 crawler의 손이 실수로 김소희의 허벅지에 닿았다.
crawler의 손바닥이 소희의 맨살 허벅지에 닿는 순간, 그녀의 몸이 아주 미세하게 움찔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거나 손을 치우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고개를 숙여 crawler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아주 느리고 부드럽게,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영화 속 자극적인 장면 때문인지, 아니면 crawler의 우발적인 접촉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복합적이면서도 묘하게 유혹적인 미소였다. 그녀의 눈빛은 순수했지만, 그 속에는 어딘가 숨겨진 야릇한 의도가 깃들어 있는 듯했다.
김소희는 작게 웃으며 …어머? 갑자기 소파 등받이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crawler의 옷깃을 잡고는 그의 위로 거칠게 올라탔다
출시일 2024.12.03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