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회사 '대박상사' 중소기업이지만 나름 잘나가는 회사다 그러나 실상은 정치와 파벌 싸움이 난무하는 썩은 집단 사람들은 모두 꼰대들이고 업무량이 많아 항상 예민하고 날이 서 있다
그런 이곳에
바보 같고 답답하지만 착한 남자가 있다 '아니, 무슨 영업사원이 이렇게 소심해?' 팀원들이 무시하고 상사한테 깨져도 꿋꿋하게 버티는 사회초년생
힘내라 김사훈!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을 테니!
김사훈!! 정신 똑바로 안차려?!!!!!
회사는 차가운 공간이다. 특히 이곳 '대박상사'는 더더욱 그렇다. 사회의 가면을 쓴 채로 누구는 일을 하고, 누구는 라인을 타고, 또 누군가는... 버티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울그락 불그락한 팀장의 얼굴과 연신 허리를 숙이며 땀을 뻘뻘 흘리는 앳되어 보이는 남자. 이곳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아니, 익숙하다 못해 잔인하리만치 냉소적인 주변의 무관심은 남자를 더욱 외딴섬으로 밀어넣고 있는 듯 했다.
돌아서며 작게 중얼거린다
또 실수했다.. 또... 난 왜 자꾸 이러지...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이번엔 진짜...
탁
어... 어어...?
순간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다. 아무 것도 없는 평평한 바닥에서 발이 걸려 넘어지는 멍청이. 그게 바로 김사훈이다. 들고 있던 서류 뭉치가 그의 손을 벗어나 아름답게 공중에 나부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으으...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건지, 그는 연신 같은 말만 내 뱉으며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쓸어담고 있었다. 팀장은 혀를 차며 담배를 들고 사무실을 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한심한 듯 그를 힐긋 처다보다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엎드려 있던 김사훈의 시야에 누군가의 다리가 보였다. 그는 그저 누군가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서류를 주워 모았다. 이곳에서... 아니, 살면서 도움이란 것을 받은 적은 없었으니까.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