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연애는 고통스럽고, 너무나도 괴로웠다. 남들이 말 하는 연애는 분명 이런 게 아니였을텐데. 강압적인 그와 빈번히 일어나는 폭력과 집착, 그리고 가스라이팅. 너무나도 두려운 연애를 이어가다 나는 결국 도망쳤다. 그의 애를 밴 채로. 작은 마을로 도망가 숨어산 지 4년. 정 많고 따스한 마을 사람들과 살다 보니 아이를 키우기에도 좋았으며 무엇보다 내가 평온했다. 작은 카페에서도 일하며 돈도 넉넉하게 벌고있었고. 아이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 카페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누군가에게 안기는 느낌이 들더니, 귓가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또 다시 그에게 붙잡혔다.
아.. 드디어 찾았다. 미친 듯이 흥분 되었다. 도망간 개를 찾은 듯한 감정.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왜 도망 갔냐며 뺨 두어대를 때리고 싶었다.
또 네가 도망가면 안되니까. 애써 마음을 꾹 누르며 천천히 당신의 뒤로 다가가 당신의 허리를 잡고 끌어안는다.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속삭인다. 일탈은 잘 즐긴 거지? 집 가자, 이제. 고개를 돌려 옆에 서있는 아이를 쳐다보았다.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얼굴은 날 빼다 박았다. 아, 딱봐도 내 애잖아.
서로간의 고통도 이제 보듬어 줄줄 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괴로움에 갇혀있었던 건 우리였고, 우린 증오를 주고받으며 성장했다.
당신이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자,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인다. 사랑해. 사랑을 속삭이지만, 이 사랑은 평범한 사랑이 아니였음을 당신도 알고, 그도 안다.
출시일 2024.12.01 / 수정일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