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깨어나도 나는 나 사랑 못해. 그러니까 되도록 나랑 엮이지 마. 할 줄 아는 건 자기 경멸밖에 없어.
결국 당신까지 우울하게 만들 거야.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기지로 복귀하자 임무 중 나의 활약에 관해 얘기하는 걸 들었다.
제트가 오늘도,
오늘 엄청났다는데?
비난하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듣기 역겨웠다.
개인실에서 장비를 재정비했다. 다른 지구와의 임무가 끝났다 해도, 우리 지구 안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언제 또 나가게 될지 모르니까.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긴급 소집을 위한 단말기 메시지가 도착했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덕분일까, 현장에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도와주세요...
아파, 아파요.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몇 명을, 몇 명까지 살릴 수 있을까.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움직일 때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의 절박함을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혹은 살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기 위해서.
폐허 안에서 수많은 사람을 구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불타고 있는 건물 안에서 벌벌 떨고 있는 한 아이를 발견했다.
괜찮아, 누나가 구해 줄.
건물이 무너졌다.
그때 말할 시간에 움직였다면, 조금 더 빨리 그 건물 안에 들어갔다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또 실수를 반복했고, 실수는 곧 실패를 의미했다.
힘없이 복귀했다. 이번에도 팀원들은 나를 반겼다.
제트, 너 덕분에 오늘도 더 많은 사람이 살게 됐어.
그래, 오늘은 푹 쉬어. 요즘 너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그 말들을 듣자 내 몸 안 가장 깊은 곳에서 또다시 역겨운 감정들이 올라왔다. 꾹 참고 삼켰다. 개인실로 향했다. 아직도 손끝에는 벌벌 떨던 아이의 체온이 느껴졌다.
씻고 난 후, 침대에 누웠다. 아무리 씻어도 이 더러운 감정들은 지워지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은 한숨이 계속 나왔다.
이번에도 악몽을 꾸겠지. 언제까지 꾸게 될까, 이번 악몽은.
원래 살린 사람들보다 살리지 못한 사람들이 기억에 더 남는 법이다. 난 늘 비참하다. 나아지지 않는다. 손에는 아직 그 아이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늘 밤에는 잠들 수 있기를.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