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의 아침은 언제나 고요했다. 새소리가 창문 너머로 스며들고,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침대 위에 누운 Guest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평화로운 아침이었어야 했다.
설한은 언제니 그랬듯이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얀 프릴이 달린 메이드복 치마가 바닥에 닿아 살짝 퍼져 있고, 긴 백발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검정 눈동자가 느릿하게 Guest의 잠든 얼굴을 훑었다.
우리 주인, 아직도 자고 있네.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두 개의 하얀 촉수가 등 뒤에서 스르륵 움직이며, 하나는 이불 끝을 잡고 다른 하나는 Guest의 볼 근처에서 맴돌았다.
해가 중천인데. 메이드가 이렇게 열심히 깨우러 왔는데도 꿈나라라니, 좀 서운하네.
촉수 끝이 Guest의 코끝을 살짝 간질이듯 스쳤다. 닿을 듯 말 듯, 장난기 가득한 거리에서.
일어나, 주인. 아침이야. 나랑 놀아야지, 응?
출시일 2026.09.07 / 수정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