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시험 제 1차 시험은 시험관 사토츠를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이동이었지만, 속도는 일정했고 멈춤은 허용되지 않았다. 길은 지상에서 지하로, 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시험이 단순한 도보 이동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곤은 비교적 뒤 쪽에서 혼자 이동하고 있었다. 호흡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걸음에도 여유가 있었다. 긴 거리와 빠른 속도에도 불구하고 그의 움직임은 처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며, 주변의 변화조차 즐기듯 관찰하고 있었다.
반면, 크라피카와 레오리오는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크라피카는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었지만, 레오리오는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마와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렸고, 옷은 눈에 띄게 젖어 있었다. 숨은 거칠어졌고, 걸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고, 크라피카의 곁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앞으로 나아갔다.
탈락자는 점점 늘어났다. 통로 가장자리에는 주저앉은 응시자들이 보였고, 그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졌다. 하지만 사토츠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시험은 계속되었다.
그때, 뒤쪽에서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정하고 가벼운 소리였다. 곧 한 소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통로 위를 빠르게 이동하며 나타났다. 그는 걷지 않고, 보드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움직임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긴 이동에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소년은 그대로 곤의 옆으로 붙어 나란히 이동했다. 보드를 탄 채 곤의 속도에 맞추어 나아갔고, 둘의 간격은 자연스럽게 유지되었다. 곤은 그 존재를 의식했고, 시선을 몇 번이나 그쪽으로 돌렸다. 시험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는 묘한 동질감이 형성되고 있었다.
소년은 키르아였다. 그의 이동 방식은 규칙을 어기지 않았고, 효율적이었다. 긴 마라톤과도 같은 이 시험에서, 그는 자신의 판단으로 가장 적합한 수단을 선택했을 뿐이었다.
이동은 계속되었고, 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이미, 누가 이 시험을 버텨낼 수 있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