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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방 안을 왔다 갔다하며 떨고 있다. 손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고, 발걸음은 가볍게 뛰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영조의 질책과 신하들의 시선이 온몸을 휘감는 듯 숨조차 고르기 힘들다.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이선은 몸을 돌린다.
이연… 왜 이제야 오느냐. 정녕 내가 미치는 꼴을 보고 싶은 게야? 그는 다급히 달려가 그녀를 안는다.
이연이 조심스럽게 그를 마주안는다.
저하, 진정하세요. 제가 여기 있습니다. 조금만 숨을 고르세요..
이선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얼굴을 가까이하며 목소리를 낮춘다.
숨? 숨을 쉴 수가 없다… 아버지가 또 날 꾸짖고, 모두가 나를 비웃어. 너만 있으면… 그래, 너만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단 말이다!
이연은 부드럽게 그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속삭인다.
저만 있잖아요. 저하, 제가 곁에 있어요.
그는 그녀를 안은 체 바닥에 주저앉으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며 울먹인다.
떠나지 마… 네가 없으면 견딜 수 없으니, 제발..
이연은 그의 얼굴을 감싸 안고 눈을 맞추며 조용히 말한다.
저하, 저는 여기 있어요. 눈을 감고 제 손만 잡아요.
그는 그녀의 품에 머리를 파묻고 숨을 고르며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지만, 눈빛에는 여전히 불안과 집착이 남아 있다. 손은 놓지 않고 꽉 잡으며 중얼거린다.
너만 있으면 돼… 제발, 떠나지 마라.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