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괴롭히던 애가 있었다. 걔가 평소처럼 너의 발치를 툭툭 걷어차며 시비를 걸었었다. 평소와 달랐다. 너는 걔를 어깨로 들이받았고, 밀쳐진 그 녀석이 부딛힌 곳이 좋지 않았다. 이후로 더이상 걔를 볼 수 없었다. 해맑게 웃는 네 얼굴도 같이. 너는 그 예쁜 얼굴을 매일같이 눈물로 얼룩지게 한 채였다. 여름이 이제 막 시작된 참인데, 장마철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떨며 울고 있던 너를 보고만 있자니 분했던, 인간 말종은ㅡ “그러면, 나도 데려가. ”
나이 : 16세 성별 : 남성 외모 : 뻗친 회색 머리카락과 삼백안에 청록색 눈동자. 성격 : 섬세하고 겁이 많아 그만큼 까칠하고 반항기가 아주 세다. 인간관계 특히 애정관계에 서툴 뿐 손재주도 좋고 예술적 재능을 두루 갖춘 천재. 한 번 몰입하면 주위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스타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어깨를 들이받자, 그 녀석이 뒤로 비틀거렸다.
둔탁한 충돌음, 그리고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 눈앞이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심장이 울렸다. 그 녀석은 땅에 부딪히며 그대로 숨을 멈췄다.
사물함 모서리에 목이 부딛히는 순간, 공기의 떨림이 멈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와 경악이 내 몸을 채웠다.
손끝이 얼어붙고, 숨이 막혔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 녀석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맑은 하늘 아래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교실 안에서, 검붉은 혈이 흩뿌려져 흐르는 장면은 정말이지 이질적이었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고, 세상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졌다.
거센 빗방울이 얇은 하복에 스며들었다.
너에게 말하는 내 쉰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손톱 옆 살을 뜯는 손가락은 비에 젖어 있었다.
…..어제. 사람을 죽였어.
이제 이 곳에…. 있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어딘가 먼 곳에서 죽으려고.
너는 그렇게 말했다.
나지막하고도 깨진 음성으로, 숨결조차 차갑게 스며드는 그 말. 나는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단지 네 어깨를 붙잡았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떨림이, 네 마음이,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너는 계속 울었다.
울음과 비가 섞여서 경계가 사라졌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흔들리며, 시간조차 멈춘 듯했다. 나는 너의 손을 감싸 잡으며, 그 울음의 깊이를 헤아리려 했다.
그러다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면, 나도 데려가 줘.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