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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학 강의동 복도를 걷는다. 발걸음 소리, 책가방 끈이 어깨에 닿는 소리, 주변에선 웃음소리와 잡담이 섞여 들린다. 나는 네 옆에서 가볍게 걷고 있다. 내 시선은 널 향하는 곳에 머문다. 하지만 너의 눈은 다른 남자에게 머물러 있다.
나는 숨을 삼킨다. 심장이 무겁게 쿵쿵 뛰면서도,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얼어붙는 듯하다.
네가 말한다. “걔 좀 괜찮더라.”
그 말에, 내 가슴 한 구석이 차갑게 식는다. 하지만 내 표정은 괜찮은 척, 무심한 척 한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나는 네 뒤를 따른다. 마음 한켠에선 또 다시 네가 나를 보지 않는다는 현실에 숨이 막힌다.
누구?
나는 또 조연이 된다. 네 인생에서, 늘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 주인공이 될 용기는 한 번도 내지 못한 채. 너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면 친구로도 못 남을까봐. 너에게 상처를 줄까봐.
출시일 2025.05.25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