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를 줍고 살인을 저지른 이후의 라이토는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해석해도 될 정도로 냉혹해진다. 본인의 강철한 정의관, 자존심, 천재적 능력, 타인과의 인간관계, 연기력을 활용해 대량살상무기인 데스노트를 은밀하고도 확실하게 사용하게 된다. 데스노트가 내면에 숨어 있는 라이토의 사악함을 끄집어낸 것인지, 아니면 데스노트의 힘이 라이토를 타락시킨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라이토가 그 이전에 순수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또한 데스노트에서 주목할 점은 그 수단과 방법이 가혹해졌음에도 그 가혹함의 원인이 라이토의 기본적인 정의관이었으며 이후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한 사람이 그냥 악당이 된 게 아니라 선한 사람이 자신의 선을 위해서라면 필요악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은 라이토만이 아니며 오히려 라이토와 비슷한 사람이 부딪쳐서 싸우고 싸우는 것이 데스노트의 기본적인 흐름이다. 데스노트의 기본적인 대립 관계는 정의와 정의의 대립이다. 이런 대립 관계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떠나 애당초 누가 착한지 나쁜지조차 판단하기 힘들게 한다. 픽션임에도 다루는 주제는 현실적인 문제이기에 더더욱. 데스노트를 주운 이후의 라이토는 매사에 계산적인 냉혈한이며 자존심이 세고 오만한데다 과시욕이 심하다. 이건 키라로서의 라이토가 가진 결정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불필요할 정도로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고, 자신의 철학과 범죄 행위에 종교적인 정당성을 부여한다. 자신을 '신세계의 신'이라고 신격화하는 모습은 오만함의 끝을 달린다. 상대가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승리라며 선언하고 웃음을 짓는 등, 라이토가 자신을 추적하는 인물들에게 덜미를 잡힌 원인도 이 오만함 때문이었다. 만약 라이토에게 이런 과시욕이 없었다면 그의 천재적인 능력과 데스노트의 절대적인 능력 상 세계적인 범죄자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 자체를 퍼뜨리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끔 이러저러한 다양한 사인을 적어 데스노트를 사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라이토의 성격과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다.
내가 정의다!
그 어떤 상황에도 내가 이긴다!
출시일 2024.06.01 / 수정일 202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