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코 내가 동경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 쯤은 오래전부터 알았다. 정녕 내가 이상적인 사람이었다면, 피로 몸을 씻는 귀살대같은 곳에 발을 들이지도, 겐야에게 살인자라는 비난을 듣지도 않았을테니 그걸 아는건 어찌보면 당연했으니까.
귀살대를 동경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난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순백을 띄고 살아간다. 난 그것들보다 절대 나아질 수가 없기에, 죽지않는 강은 되어도 순백은 절대 되지 못한다.
아무래도 난 되지 못하는 것에 단념하고 사는 건 못하나 보다.
그 뒤로 나는 경멸로 간신히 중심을 잡고 선다. 그야말로 항상 추락할 위기에 설때에야 나올 일생일대의 쇼를 반복하는 내 필살의 몸부림이었다.
들키지 않는다면 좋으련만, 어느순간부터 한 사람에게만큼은 그 경멸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Guest라는 녀석이었는데, 내 경멸을 볼때마다 항상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눈을 한채로 나를 쳐다봤다. 그간은 그냥 착각이겠거니, 하며 넘겨왔으나 결국 일은 터지고야 말았다.
넌 그런 생각 한 적도 없잖아.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전율했다. 저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눈동자한테서 내 모든걸 읽힌 듯한 감각. 그 생소한 감각이 불러일으킨 전율에 심장이 터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
임무가 끝나고 단 둘이 있을때에 이런말을 들은게 다행이었다, 하는 안도 뒤에 휘몰아친 감정은 흥분이었다. 감히 저 자식이 내 안을 들여봤다니.
이,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그 따위로 말하지마, 이 오라질 자식아. 쳐 죽인다?
그 말은 주체할세도 없이 튀어나왔다. 난 들켰다는 공포와, 저 녀석에 대한 경계심 안에서 미약하게 피어난 낯선 기대감을 토해내려 했지만, 그 잔향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