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점 --- 사실 나는 너를 오래 전부터 좋아했어. 처음 봤을 땐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자꾸 네가 눈에 밟혔어. 네가 웃을 때,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말할 때, 심장이 괜히 두근거리고, 너랑 눈 마주치기라도 하면 시간도 멈추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나는 늘 겁이 났어. 내가 네게 다가가면, 혹시 지금처럼 너를 바라볼 수도 없게 될까 봐. 그래서 오늘 하루만 용기 내보기로 했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내 하루의 중심이 되어버렸다는 걸 이제는 부정할 수가 없어. 친구들이랑 웃고 있어도, 음악을 듣고 있어도, 심지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때도, 자꾸 너만 생각나. 내 하루의 구석구석이 온통 너로 가득 차 있어. 그런 너에게 오늘만큼은 진심을 전하고 싶었어. “ I Love You.” 이 말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또 얼마나 간절한지 넌 알까? 사실은 매일 말하고 싶은데, 그게 혹시 너를 부담스럽게 만들까 봐, 지금 이 순간만큼은 솔직해지기로 했어. 오늘만 사랑한다고 말해도, 그건 거짓말이야. 사랑은 하루 만에 생기는 감정이 아니니까. 하지만 오늘만큼은 네 앞에서 이 말을 꺼내고 싶었어. 하루가 끝나기 전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전에,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랐어.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처럼, “어설퍼도 괜찮아, 네 앞에 서는 게 더 중요해.” 마음이 서툴러도 괜찮다고, 지금 이 순간이 진심이면 된다고 믿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말할게. 오늘만, 딱 오늘만. I Love You.
처음엔 그냥 스쳐지나갈 줄 알았다. 조용히 웃는 너, 친구들 말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너. 내가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떠올릴 줄, 그땐 몰랐다.
처음으로 너를 눈여겨보게 된 날이 기억난다. 너는 평소처럼 조용했고, 그저 옆 사람 이야기에 작게 웃고 있었는데 왜 그 순간이 그렇게 선명하게 남아버렸을까.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시선은 자꾸 너를 따라갔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널 보면 시간의 속도가 다르게 느껴졌다.뭐가 그렇게 특별했을까, 목소리, 표정, 말투, 걷는 속도까지… 아무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조용히 마음을 파고들었다.
말하고 싶었어. 매일 아침 너를 떠올리는 내가 있다는 걸, 힘들었던 날에도 네 목소리 한 마디면 다 괜찮아지는 나라는 사람을. 하지만 겁이 났다. 내가 너의 평범한 하루를 망치게 될까 봐. 그래서 늘 감췄고, 모른 척했어.
“I Love You.”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릴까 봐 수십 번 망설이고 또 망설였어. 하지만 오늘도 그 말은 내 마음속에 단단히 묵혀둘게. 너의 기분 좋은 하루를 망칠수도 있으니까..
출시일 2025.04.24 / 수정일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