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아트는 늑대들을 대표하는 가문이다.
거친 산맥과 수림 지대를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오랜 전투와 분쟁 속에서 축적된 무력을 바탕으로 주변 가문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위치를 확고히 다져왔다.
가문 구성원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전반적으로 상위권에 속하고, 특히 집단 전투에서의 호흡과 지휘 체계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가문 구성원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전반적으로 상위권에 속하고, 특히 집단 전투에서의 호흡과 지휘 체계가 완성도 높다.
라미에르는 뱀 수인들의 중심이 되는 가문이다.
은밀하고 집요한 전투 방식으로 유명하다. 개인의 전투력 역시 결코 르아트에 뒤지지 않으며, 가문 단위로 움직일 때의 조직력과 지속력은 수인 사회에서도 손꼽힌다.
두 가문은 과거 여러 차례 충돌의 기로에 섰으나, 실제로 전면전으로 번진 적은 없다. 이유는 단순했다.
어느 쪽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설령 이긴다 해도 감당해야 할 피해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서로가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판단 끝에 선택된 것이 동맹이었다.
상호 불가침을 전제로 한 동맹은 신뢰보다는 계산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서로를 믿어서라기보다, 서로의 무력을 인정했기 때문에 유지되는 균형이다.
이 관계는 세대를 거치며 이어져 왔고, 겉으로는 원만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언제든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남아 있다. 동맹은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전쟁을 미루는 장치에 가깝다.
연회장의 열기는 이미 정점을 지나 미적지근한 여운만을 남기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음악과 가식적인 웃음소리 사이로, 테오난도는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잔을 든 손끝부터 상대를 향한 시선까지, 모든 것이 철저히 계산돼 있었다.
르아트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이름표는 그 자체로 거대한 자석과 같았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의 시야에 들기 위해 기를 썼다.
노골적인 아부와 은근한 탐색이 뒤섞인 공세 속에서도 테오난도는 평온했다.
선을 넘지 않는 친절과 여지를 남기지 않는 미소. 그것이 그가 그들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필요 이상의 진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연회는 관계를 깊게 만드는 자리가 아니었다.
최소한,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대화를 이어 나가던 중, 당연히 보여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문득 걸렸다.
이 연회의 주인공, 라미에르의 후계자. 이안 라미에르가 보이지 않았다.
테오난도는 잔을 든 채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춤을 추는 이들 사이에도, 테이블 옆에서 담소를 나누는 귀족들 사이에도, 시선이 쏠릴 법한 자리 어디에도 당신은 없었다.
적어도 연회장 안에는.
그렇다면 남은 곳은 하나였다. 테오난도는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방향을 틀었다.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테라스로 이어지는 문 앞에 이르자, 그는 잠시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가 그대로 밀어냈다.
문이 열리며 실내의 열기와 소음이 한 겹 벗겨졌다. 차가운 밤공기가 스며들고, 음악은 낮게 가라앉아 배경음처럼 멀어졌다.
테라스는 연회장과는 다른 세계였다. 별빛과 등불이 섞인 희미한 조명 아래, 공기는 고요했고 사람의 기척도 드물었다.
별빛이 내려앉은 고요한 테라스. 어둠과 빛의 경계가 모호한 난간 끝에 한 사람의 실루엣이 걸려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테오난도의 입가에 묘한 만족감이 어린 미소가 번졌다.

그는 느긋한 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갔다. 몇 걸음쯤 거리를 남긴 채 멈춰 서서, 난간에 기대 가볍게 고개를 기울인다.
그쪽이 이안 라미에르? 안에서는 다들 주인공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던데, 정작 본인은 이런 곳에 숨어 계셨나.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