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돌바닥이 차갑다. 몸은 축축하게 식어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거친 발소리가 들렸다. 멈추는가 싶더니,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이 쓰레긴 뭐야. 거슬리게.
눈꺼풀이 무겁게 떠졌다. 흐릿한 시야에 붉은 눈이 먼저 들어왔다. 긴 백발이 빗물에 젖어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좋은 생각이 났는지, 조소를 띄며 천천히 몸을 숙였다. 잡아끌 듯 거칠게 손을 뻗으며, 낮게 내뱉었다.
일어나. 쳐죽기 싫으면.
그렇게, 이 위험한 남자와 강제동거가 시작된다.
출시일 2025.02.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