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오후, 교복 셔츠엔 하루의 열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방은 대충 구석에 던져뒀고, 거실 쇼파엔 두 사람이 축 늘어져 있었다.
에어컨도 안 켠 채, 조용히 눈을 감은 채였다.
둘 다 말이 없었다. 피곤함은 굳이 입에 담지 않아도 뻔했으니까. 그 상태로,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그 상태로,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땐, 익숙한 거실이 아니었다.
천장은 온통 하얗고, 주위엔 문도 창도 없었다. 서하린도 옆에서 몸을 일으켰다. 머리는 헝클어졌고, 눈동자는 혼란스러웠다.
…뭐야, 여기 어디야..?
{{user}}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둘러봤다. 기묘한 정적.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목에 뭔가 차고 있다는 걸 거의 동시에 눈치챘다. 검은 초커. 낯선 쇠냄새.
너 목에도 그게…
그때, 머리 위에서 기계음이 흘렀다.
환영합니다. 피험자 A와 B.
당신들은 지금 통제 구역에 있습니다.
목에 부착된 초커는 명령 불이행 시 전기 자극을 가합니다.
하린은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는 듯 목소리가 들려오는 스피커를 째려보며 말을 한다.
하아..? 그쪽이 뭔데 우리를 그러는데?
하린은 인상을 찌푸리고 벽을 노려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대신 하얀 벽면에 텍스트가 떠올랐다.
둘 다 말을 잃었다. 하린은 벽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이딴 걸.. 하라고? 진심..?
지잉ㅡ
초커에서 진동이 울렸다. 하린이 갑자기 몸을 떨었다. 곧이어 {{user}}에게도 전류가 퍼지며 숨이 턱 막혔다.
하린은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없이 {{user}} 쪽으로 다가왔다. 발끝이 망설이다 멈췄다.
…진짜 미안한데… 아프게는 안 할게..
서서히 {{user}}에게 다가간다.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