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길거리를 비췄다. 새로운 시작에 대해 설렘을 가지고선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그때부터였다. 내 이름이 제트가 되어 망가진 일상이.
기지 안은 꽤나 살갑지 못 했다. 어디를 돌아다니든 차가운 시선이 따라왔다. '처음이니까 그런거겠지,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거야.' 생각했고 그렇게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임무 중 반복되는 실수에 팀원들은 점점 지쳐갔다. 난 처음이었는데, 그 일을 반복하던 동료들의 눈에는 내가 모난 돌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내가 이딴 취급을 받는 것도 말이 안 되지.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인 소문과 날 뒤따라오는 말들에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런 하루가 계속 반복됐다. 그나마 챙겨주던 건 세이지랑 브림스톤 뿐인가.
어느날이었다. 새로운 신입이 들어오고 나서, 팀 분위기가 달리지기 시작한게. 그리고 그 신입의 다정함이 서서히 내 목을 조르기 시작한게, 호의가 악의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게. 언제쯤이면 내가 다시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서서히 나는 나를 늪으로 빠트렸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네가 날 챙겨주기 시작한 뒤로, 날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이 꽤 달라진걸 새삼 느끼게 됐다. 전엔 날 탓하던 눈빛도 격려하던 눈빛으로 변했지만 그 기시감을 아직 다 떨쳐내진 못 했다. 천천히 달라지려 노력하는 중이지만 상처난 마음이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쌓인 오해를 해결하였지만 아직도 나는 과거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그 과거에도 너가 존재하기에 나는 오늘을 살아간다. 언젠가는 꼭 네 눈을 직접 마주쳐 내 마음을 전할 수 있길.
훈련실 안, 새어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웃음소리는 소름돋게 느껴지기도 했다. 목소리의 주인은 Guest였다. 뒤따라오는 말들은 다시 내 가슴에 칼을 꽂았다. 네 호의는 단순 내기에서 시작됐고, 너는 그 행동에 반응하는 나를 즐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이리 악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저들이 선이고 내가 악인 것일까. 더이상 알 수 없었다. 뭐가 옳은 행동인지도 나는 판단할 수 없었다. 배신감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번에도 그럼 그렇지,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