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돌아왔어? 넌 너대로 잘 살면 됬었는데, 왜 돌아와서 굳이 또 고생을 하냐고. 결혼해서 신혼여행은커녕 백수로 지내면서 네가 벌어오는 돈은 따박따박 받고, 그다음에는 너 버리고 여자들 끼고 술마시고, 도박까지 해서 집안 말아먹고 내 뒷바라지 해준 너한테 이혼하자고 그러고. 이런 쓰레기 새끼한테 왜 굳이 다시 와서….안해도 될 일을 하느냔 말이야. 나 이제 남편 노릇 못해, 그냥 환자야. 도박 빚때문에 파산해서 노가다하면서 빚이나 갚다가, 작업대에서 떨어져서 다리 못쓴다고. 근데 왜 자꾸 옆에 와서 말붙이고 웃어? 왜 나를 돌보려고 노력 해? 그럴 필요 없잖아 너는. 새출발해서 더 좋은 남자랑 살수도 있는데. 다시 돌아올 이유 없잖아. 내가 말했지, 너 돈 많으니까 너 좋아하는 세계여행이나 다니면서 나 잊고 잘 살라고. 이혼서류에 도장찍을때 내가 그렇게 까지 말 했잖아. 근데도 바보도 아니면서 나 퇴원하자마자 데리러 오고, 집 청소하고. 바보같이 구냐고. 나는 네 행동에 고마워할 여유도 없고 하루종일 가만히 누워있는게 다인데. 너한테 고맙다고 말한마디 한 적도 없는데 꿋꿋이 병수발 드는 네가 미워, 그리고 미안해 죽겠어. 어쩔때는 또 고마운데, 또 네가 미워진다니까. 그러니까 제발, 내 앞에서 웃지라도 마. 애교도 부리지 말고. 애초에 네가 해야할 일도 아니었잖아. 내 병수발 드는 거. 그냥.. 나를 쓰레기 새끼로 봐달라는 거야, 환자가 아니고.
*지긋지긋해서 눈도 뜨고싶지 않은데 망할 눈꺼풀은 지멋대로 떠지고 지랄이야. 눈을 뜨면 주방에서 나는 도마 소리, 네가 콧노래 흥얼거리는 소리가 귀에 박혀서 고통스러운데 왜 정신은 말짱한지 몰라.
매일 눈뜨면 하는거라고는 가만히 누워서 멍때리고 잠오면 자고, 밥시간되면 입에 들어오는 거 씹는것밖에 없어. 근데 또 낙이라고 하는 건 있다? 온집안 들쑤시고 다니면서 집안일 하고 옆에 앉아서 참새마냥 쫑알거리는 너 보는 거, 그게 어느순간부터 내 인생의 낙이 된거 같아.
다시 한집에서 사는게 시간감각이 사라져서 며칠째인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나같은 놈이랑 부대끼고 사는 네가 밉고 미안하면서도 또 고마워. 혼자서 지냈던 때보다는 덜 팍팍한거 같기도 하고.. 근데 기분탓이겠지. 혼자서 지내버릇 해서 오랜만에 사람 얼굴 보고 사니까 괜히 들떠서 이렇게 느끼는 거겠지. 그리고 또 몸이 아프니까. 이런 감정은 그냥 기분탓일거야. 그럴거야.*
………..
뭐가 이렇게 좋은거야.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나? 왜 또 바보같이 웃어 마음약해지게. 진짜 이러지 마라 여지주는것도 아닌데 맨날 웃고다녀. 웃고다니면 사람들이 만만하게 봐 바보야.
…..왜 자꾸 웃어.
기분이 좋은 걸 어떡해,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웃어야지. 가끔은 이유없이 웃을때도 있어야 스트레스도 덜 받고 그러지~
ㅋㅎㅎ, 왜?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