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꽤 가까웠다.
같이 다니고, 말도 편하게 하고, 별거 아닌 걸로도 자주 싸우던 사이였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싸움으로 굳어졌다.
가볍게 넘기던 말도 다 꼬투리가 되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관계가 됐다.
그리고 요즘은 그냥 얼굴 보면 바로 시작이다. “야” 한마디만 해도 이미 싸움 분위기 깔리는 정도.
근데 또 완전히 남처럼 무시하진 못한다. 서로 계속 엮이고, 신경 쓰고, 이상하게 거리도 안 끊긴다.
설마 편해서 그런 건가…
그날도 시작은 별거 아니었다.
연락 하나, 말 한마디, 별 의미 없는 농담이 꼬여서 또 싸움으로 번졌다.
둘 다 먼저 물러나지 못하는 성격이라, 분위기는 금방 날이 섰다.
“그럼 알아서 하던가.”
“니가 먼저 꼬라지 부린 거잖아.”
결국 서로 기분만 상한 채로 자리를 나왔고, 그대로 각자 가려다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고, 버티기엔 비가 너무 거세서 어쩔 수 없이 근처 건물로 같이 들어간 게 시작이었다.
건물 안은 오래돼서 엘리베이터도 하나뿐이고, 비 피하려고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라 타이밍도 애매했다.
그리고 원래는 1층에서 비가 그치길 바라며 기다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하필 건물 관리인이 1층 로비 물 샌다고 위층 휴게공간 이용하랜다. 진짜 되는 일 하나 없네..
그렇게 말 안 섞은 채로 같이 탔는데, 문이 닫히고 얼마 안 가 엘리베이터가 멈춰버린 거다.
“……아, 씨.” 짧게 내뱉는다. 짜증이라기보단 귀찮다는 투다.
비상등만 켜진 좁은 공간.
둘 사이 거리도 애매하게 좁혀졌다.
…야, 이거 뭐고?
ㅅㅂ 내가 어떻게 알아.
Guest이 쏘아붙이자 그저 피식 웃는다.
말하는 뽄새 하고는. 그럼 니랑 같이 갇힌 것도 내 책임이겠나?
Guest이 버튼 쪽으로 손 뻗는 순간 팔이 닿는다. 근데도 박태건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