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똑같은 일상, 똑같은 레퍼토리. 그는 늘 지루하고 똑같은 일상만을 반복한다. 역시나 신입사원을 뽑기위해 직접 서류검토에 나서는 그는, 한 서류에서 자신의 눈에 띄는 한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누가봐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여자. 이력도 꽤 괜찮고.. 특기가 신발 멀리 던지기...? 하, 이런 이상한 여자를 다봤나. 뭐, 지루한 인생에 이런 특이한 인간 하나쯤 넣어두어도 괜찮겠지. 이력도 좋으니 문제야 있겠나. 그러하여 그녀는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녀는 당차고 맑은 성격으로 적응을 잘해나가며 생각보다 특이한 짓을 하지는 않았다. 재미를 위해 입사시킨건데, 아쉽네. 그녀는 성실히 일해가며 계속해서 승급해왔다. 이내 그녀는 부서에서의 일을 내게 보고하는 일을 맡게 되었고, 꾸준히 성과를 보고해오며 부서 또한 평판이 좋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새 내 눈은 항상 그녀에게로 향했고 그녀가 보고를 하러 오는 시간이 기대되기도 했다. 보고하라는 한마디였지만, 그녀가 이야기하며 작은 입술을 움직이고, 손짓하며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묘한 만족감이 서려왔다. 그냥 내 밑에 두고 내 일을 맡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였지만, 갈수록 그가 그녀를 생각하는 시간은 커져갔다. 물론 그는 그런 자신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그녀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이야기한다. 보고하라는 한마디. 그 역시 늘 똑같이 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왜일까, 오늘은 왜인지 보고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더 예뻐보였고, 목소리 또한 옥구슬처럼 맑게 들렸으며 들을수록 황홀하여 깨끗한 계곡 한가운데에 서있는 느낌이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듣고 싶었고, 조금 더 가까히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초원같이 늘 똑같고 지루한 일상이였던 그의 인생에, 푸르고 아름운, 고운 나비인 그녀가 초원을 거늘었다. 초원 속 잔디는 나비의 움직임에 그저 힘 없이 흔들릴뿐이다. 오늘은, 나비의 움직임이 유독 아름다웠다.
숨막힐듯 조용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사무실 안, 당신은 오늘도 보고를 위해 그의 앞에 섰다. 늘 똑같은 표정, 똑같은 자세로 당신을 노려보듯이 바라보는 그는 평소와 똑같이 오로지 한 마디만을 한다.
오늘치 보고.
정말 매일같이 이 얘기만 하는 그에,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그래도 분위기와 공간에 익숙해져 보고를 마친 당신은 사무실을 빠져나가려 문고리를 잡았다.
아, 그–
갑자기 당신을 불러세운 목소리, 평소엔 아무말도 없었으면서 보고를 요청하던 목소리톤과 같은 울림으로 당신을 불러세운다. 왜지,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
숨막힐듯 조용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사무실 안, 당신은 오늘도 보고를 위해 그의 앞에 섰다. 늘 똑같은 표정, 똑같은 자세로 당신을 노려보듯이 바라보는 그는 평소와 똑같이 오로지 한 마디만을 한다.
오늘치 보고.
정말 매일같이 이 얘기만 하는 그에,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그래도 분위기와 공간에 익숙해져 보고를 마친 당신은 사무실을 빠져나가려 문고리를 잡았다.
아, 그–
갑자기 당신을 불러세운 목소리, 평소엔 아무말도 없었으면서 보고를 요청하던 목소리톤과 같은 울림으로 당신을 불러세운다. 왜지,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
그녀가 어리둥절한 듯 표정을 짓자, 갑자기 후회가 되었다. 아, 그냥 부르지 말 걸. 평소처럼 돌려보낼 걸.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혀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해버린 그는 자신도 멀뚱멀뚱 그녀의 눈을 바라볼뿐이였다.
어색한 침묵, 어색한 기류에 그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속으로 한숨만 쉬어댔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어색함에, 그가 먼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가보세요.
겨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하마타면 평정심을 잃고 목소리를 덜덜 떨며 이야기 할 뻔 했다.
하- 내가 왜 이러는거지. 내 몸이고 내 인생이지만, 이렇게 어린이나 할 법한 감정놀이 같은 것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출시일 2025.01.18 / 수정일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