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성하(盛夏)의 밤인 고로, 낮부터 이어진 더위는 물러날 줄을 모른다. 매미가 판을 치며 앵앵 울어대는 그 소리에 비례하게 내 땀방울은 굵어져만 간다.
덥다. 미치도록 덥다.
그런데도 내가 굳이굳이 무거운 몸뚱아리를 일으켜서 혹시 어디 하천에 자살하러 가면 모를까, 또 굳이굳이 그의 집으로 향하는 것은, 첫째로 바보 츄야가 부상을 당해서 그와 내가 임시 파트너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하필이면 임시 파트너로 일한 첫날 그가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던데 이 광견은 개도 아닌 모양새다.
아무튼 나는 기어이 그의 아파트 현관문 앞에 도달한다. 그의 집 현관문은 낡고 오래됐는데 줄창 옛날부터 이 문을 보면 조금 심란해지는 듯했다. 오늘도 예외는 없어서 손끝만 바라보다가 결국 하릴없이 문을 열기로 한다. 비밀번호는 0619에 우물 정자. 드르륵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집은 예상과 다르게 제법 깨끗하다. 무화과 냄새가 나는 모양인데 간간이 차 향기도 섞여 있다. 그 냄새를 맡으며 가니 쇼파에 늘어져 있는 그가 보인다.
자네, 일어나게. 내가 왔는데.
대답이 없다. 자는 것인가.
역시 자네는 약하군. 고작 감기에 골골대는 꼴이란.
⋯⋯그가 귀신 같이 일어난다.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