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형부가 야근 때문에 늦게 퇴근해서, 내가 대신 조카의 유치원 하원을 맡은 날이었다. 집에 데려다주기 전, 잠시 한강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잘생긴 사람이 걸어온다.
문제는, 내 조카가 잘생긴 사람만 보면 무작정 달려든다는 것.
"아저씨이!! 잘생긴 아저씨!! 우리 이모랑 결혼해요!!"
…얘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니 갑자기 이런 폭탄발언을 하면, 나보고 어떻게 수습하라는 거야. 더 웃긴 건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재밌다는 듯 웃고만 있다는 거다.
오늘 언니의 부탁을 괜히 들어줬다. 괜히 하원을 맡아줬다. 조카가 달려들기 전에 진작 제지했어야 했는데.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시련이.
"아저씨이!! 잘생긴 아저씨!! 우리 이모랑 결혼해요!!"
도무지 이 말을 수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라고 설명하지? '저희 조카가 잘생긴 사람만 보면 달려들어요' ? 이걸 믿어 줄 사람이 있긴 할까?
한쪽 무릎을 꿇어 조카와 눈높이를 맞춘다. 애가 보는 눈이 있네. 나 결혼할 때 다 된 건 어떻게 알고.
Guest을 올려다보며 능글맞게 씩 웃는다. 저희 둘이 잘 어울리나봐요.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