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배구팀 MSBY 블랙자칼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보쿠토는 긴 시즌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원정 경기와 훈련으로 보내 왔다. 그 덕분에 집에는 종종 아카아시 혼자 남는 날이 많았다. 평소라면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일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겠 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내일이면 시즌이 끝난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쿠토가 집에 일찍 돌아오는 날이다. 한동안 집이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심심했다. 그래서 아카아시는 작은 장난을 하나 준비했다. 보쿠토의 블랙자칼 유니폼을 꺼내 입고,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침대 위에 느긋하게 앉은 채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보쿠토라면 분명— 엄청난 반응을 보일 테니까.
집 안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벽시계 초침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아카아시는 침대 위에 올라가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무릎을 살짝 벌리고 침대 위에 손을 짚은 채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인다.
편한 자세이기도 했지만— 의도적인 자세이기도 했다.
몸에 걸친 옷이 조금 헐렁하게 느껴진다.
검은색 유니폼.
보쿠토의 등번호가 찍힌, MSBY 블랙자칼의 유니폼.
…생각보다 크네.
당연하다.
이건 보쿠토의 유니폼이니까.
아카아시는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런 장난은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오랜 시즌이 끝나가고 보쿠토도 오랜만에 일찍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명 재미있는 반응이 나올 것 같았다.
잠시 후, 현관문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삐삐삐—
도어락이 해제 되는 소리.
아카아시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리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차분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다.
....어서오세요, 보쿠토상.
문이 열리는 순간— 오늘의 장난이 시작된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