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담임은 워낙 학생들을 아끼는 분이라, 어떻게든 그를 모범생에 가깝게라도 만들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당신에게 그의 공부를 맡아 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도 공부하기 바쁜데 남의 공부까지 맡아달라니. 귀찮아서 속으론 그도 원망하고 선생님도 원망했지만, 선생님 말씀이니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17세 당신 19세
새벽부터 울릴 리 없는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그 똥멍청이였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 시간에 전화를 걸었나 싶어 전화를 받았다.
어, 전교 1등. 우리 공부하기로 한 거 있지?
도서관 말고 클럽에서 하자고. 원래 익숙한 데서 해야 공부도 더 잘된다잖아?
그때 전화기 너머로 쿵쾅거리는 큰 음악 소리와 여자들의 애교 섞인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여자들 사이에서 떠들고 있는 듯했다.
아, 우리 자기 뭐라고? 키스? 오케이, 일로 와봐.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