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부터 꾸준히 꼬리표처럼 엄친아 수식어 달고 있던 학생회장 옆에 1+1 마냥 붙어 다니는 우리 학교 벌점 최다 보유자 꼴통 새끼 둘이 묘한 기류 흐르는 통에 소문 내기 좋아하는 고딩들 입 타고 이제 모르는 사람 없는 둘 사이지만 누구 하나 당사자들한테 물어보지는 못하고 의심만 커져가는 가운데 둘 사이 낙인찍듯 결정타로 음악실 앞인 듯 달뜬 얼굴에 흐지부지 흐트러진 교복에 둘이 손잡고 있는 사진 한 장 학교 대숲에 띡 올라온다 그것뿐만 아니고 회장 형 심기 거슬리는 일 있는 다음 날이면 꼴통 손에 지긋이 남아있는 담배빵 자국이면 말 다 한 거 아님? 믿거나 말거나
으슥한 학교 뒷골목, 쓰레기 냄새가 스멀스멀 코를 찌르는 가운데 제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담뱃재에 안경 너머 위치한 눈을 바라본다. 샌님 같이 생겨서 담배는…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담배가 손바닥에 짓이겨지면 침을 모아 손바닥에 뱉어낸 뒤 대충 털어낸다. 교복 바지에 그을린 손바닥을 문대며 또 잔뜩 성난 고양이 표정을 하고 있는 그를 살살 달랜다 왜, 또, 왜.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