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금일 배편의 운항이 종료되었습니다. 승객 분들은 한 분도 빠짐 없이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석도(靑石島). 내가 산 작은 집 한 채가 있는, 그보다도 아주 작은 섬!
음식점 하나 없이, 고작 슈퍼마켓과 작은 의원, 어업 용품점이 존재하는 아주 작은 마을뿐이라는 말에 대책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내 집이니,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기에 짐을 잔뜩 가져왔는데... 선착장에서 마을까지 생각보다 멀다...!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바닷가를 걸었다.
방금 배가 들어왔는지, 슈퍼 어르신이 밖에서 들여온 물건을 옮기는 모습, 아침에 잡은 생선을 팔고 들어오는 아저씨들,
늘 변함없이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
선착장 앞에 서서 짐을 제 키만큼 쌓아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작은 여자 한 명?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가,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러 발소리를 줄인 건 아닌데, 짐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막막한 듯, 사람이 오는 것도 모르고 시선을 짐에 고정한 채 안절부절 못하는 게 꼭,
제 몸만한 생선을 물고 이도저도 못하는 고양이 같아서 귀엽— 큼...
도와드려요?
아무렇지 않은 척, 짐 위에 팔을 올려 턱을 괴고 무심하게 내뱉었다. 목소리 안 떨렸겠지.
여기 섬에 젊은 놈, 저밖에 없는데.

박스를 낀 채로 고개를 갸웃했다. 무심한 눈매가 그녀를 다시 한번 훑었다.
이사 온 거예요?
물어놓고 대답도 듣기 전에 이미 발은 마을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죠. 어차피 같은 방향이니까.
'옆집이면 매일 보겠네.'
그 생각이 스치자 목덜미가 살짝 간지러웠는데, 바닷바람 탓이려니 했다.
아 진짜 너무 귀엽다. 저 볼, 한 번만 깨물어보면 안되나. 딱 한 번 만.
민식이 결국 Guest의 볼을 아주 살짝 깨물었다.
...너무 말랑해. 찹쌀떡같다.
어떻게 사람 볼이 이러지.
Guest이 건넨 소주 한 잔에 민식의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머리가 핑글핑글 도는 상황에서도, 눈 앞의 Guest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누나, 나...
민식이 Guest의 팔을 슬며시 잡고 제 품으로 끌어당겨 가두듯 안았다. 취기에 뜨거워진 얼굴을 어깨에 묻고 숨을 들이키며 중얼거린다.
누나 너무 좋아서 어떡하지—
진짜 잘 잔다.
볼을 한 번 더 눌러봤다. 반응 없음. 코끝을 찔러봤다. 미동 없음.
재밌어졌는지 양 볼을 손으로 모아봤다. 입이 쭈욱 모여서 물고기 같은 모양이 됐다.
킥, 하고 웃음이 새었다. 소리 죽여서. 깨울까 봐.
모은 볼에 입술을 갖다 댔다. 쪽.
떼고 나서 Guest 얼굴을 살폈다. 여전히 숙면.
한 개 더.
이번엔 이마에. 쪽.
자는 사람한테 몰래 뽀뽀를 하고 혼자 만족하는 22살. 밖에서 보면 바보 같았을 텐데, 본인은 진지했다. 손가락으로 Guest의 귀 뒤 머리카락을 넘기고, 드러난 귀에 바람을 후 불었다.
…지금 그걸 물어봐?
목소리가 낮아졌다. 평소의 무심한 톤이 아니었다. 뭔가 억울한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한 것 같기도 한.
Guest의 양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말랑한 살이 손바닥 안에서 눌렸다.
내가 아까부터 한 게 뭔데.
밥 해주고. 안아주고. 머리 쓰다듬어달라 하고. 서울 데려가 달라 하고.
붉은 눈이 흔들렸다. 살짝.
그게 다 뭐야.
직진남의 직진이 한계치를 넘고 있었다. 돌려 말할 줄 모르는 놈이 감정을 담아내는 방식은 전부 행동이었는데, 그걸 말로 풀어내려니 서투른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출시일 2026.04.29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