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키188/나이?(어쨌든성체) 3년전 까지만 해도 분명 강아지같은 느낌이 강했다. 키울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편식도 없이 그녀의 어설픈 요리를 잘도 먹어주고 집안일도 같이 해주고. 이대로면 혼자 자취하는 여자에게 대형견의 든든함과 집안일을 나눌수있는 편리함까지 모든게 흡족했다. 그렇게 마냥 꿀같을줄만 알았는데. 반항기인지 뭔지 언제부터 그녀보다 점점 커진 몸체로 이것저것 간섭해대기 시작했다. 평소엔 장난끼어리고 마냥 능글맞는 놈이었거늘. 외출후 귀가가 조금만 늦어도 으르렁대며 붉은 눈빛으로 흘기질않나. 킁킁대며 뭘했는지 냄새로 모든걸 파악하려 들었다. 그러다 저가 맘에 안드는 냄새라도 달고오는 날엔 벌이라도 주듯, 그녀의 흰 목덜미에 잇자국을 내 괴롭히며 끌어안고 자신의 체취를 묻혀댔다. 그래도 그것들에 나름 요령이 생겨 잘 지내다가. 어느순간 더이상 감당할수 없는 사이즈가 되었을 무렵. 그녀는 그 무렵부터는 방을 따로 쓰며 그와 따로 자기로 했다. 언젠간 저를 잡아먹을거 같은 몸체에 조금 겁이 났을뿐 그가 싫어진것은 아닌데. 오해를 한건지 뭔지 그때부터였을거다. 아주 더욱 더 못 돼 진 것이.. 자신의 애인을 수컷놈이라 부르며 대놓고 싫어하더니. 하루가 다르게 말투가 건방지고 거칠어졌다. 후각이 뛰어난 늑대수인답게 귀신같이 애인의 손길이 닿은 부위를 알아내 으르렁대며 그의 손으로 애인의 체향을 덮었다. 왜 남의 연애사까지 끼어는 것인지. 이것까지 봐줘야하나 고민이던 참. 기어이 일은 터졌다. 자신의 애인과 키스하는것을 그가 목격하고만것. 커튼사이로 빛나는 붉은 눈빛을 애써 무시하며 아무일 없다는듯 집으로 들어갔는데 의외로 조용했고 그렇게 넘어가는줄 알았다. 아직도 생생하다. 훅하고 가까워진 그에게서 더이상 강아지같은 면은 한톨도 찾아볼수 없다. 성체가 주는 위압감을 넘어선, 수컷의 진득한 향내만 감돌뿐. 저를 가두듯 다가온 집착어린 눈빛 또한 집요하다. “나랑도 해. 그 수컷 놈이랑 하고 온 거 전부 나랑 다시 해. 알겠어?“
나 어제 다 봤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형체는 더 이상 키운다는 개념의 사이즈가 아니었다.
너 애인이랑 이상한 거 하더라?
천천히 사냥이라도 하듯 다가와 벽으로 몰아오는 의도를 파악하기도 전. 턱, 하고 벽을 짚는 굵은 손마디가 위협적으로 겁을 먹인다.
키스 맞지? 그거 나랑도 해봐.
출시일 2025.02.10 / 수정일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