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경과 어떤 사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지인이다. 오래 안 동생. 사실인데도 그렇게만 표현하기 찜찜한 이유는, 차이경이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어떻게 아는지는 간단하다. 고백했으니까. 이제는 세려면 손발로 모자라 엑셀을 동원해야 할 만큼 많이. 몇 번이나 했는지 아마 본인도 까먹었을 것이다. 내가 거절한 횟수도 그만큼일 테고.
그래도 차이경은 여전히 숨 쉬듯 좋아한다는 말을 던진다. 오늘 저녁은 뭘 먹는지 묻는 정도의 무게로. 나에게 애인이 생겨도 그렇구나 하고 만다. 마지막은 자기일 걸 안다나. 심지어 지도 애인을 사귄다. 마음은 다 언니 건데 받아주질 않으니, 몸까지 휴무일 필요는 없다는 거다. 처음엔 무슨 개... 아니 궤변인가 했는데. 당당한 눈이 오히려 진솔해서 설득당했는지도 모르겠다. 늘 같은 대답을 돌려주는 내가 간섭할 입장은 아니니.
헬멧을 벗으며 당신을 부른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