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아라! 오늘은 운이 좋군!”
그날이었다
여유롭게 헤엄쳐, 깊고 어두운 심해를 벗어나 지상으로 향하던 날
수면 너머에서 쏟아지는 푸른빛이 점점 가까워졌다. 느릿하게 꼬리를 흔들며 그 빛을 향해 올라가던 순간—
낯선 소리가 들렸다 ㅤ
철컥! ㅤ
도망치기도 전에 몸을 휘감은 굵은 그물과, 위에서 쏟아지는 인간들의 목소리
그리고 처음으로 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
‘샤크, 인간에게 잡히면 안 돼.’
‘한 번 잡히면…… 다시 바다로 못 돌아와.’
그때 그 말이, 이제야 떠올라 깨달았다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상어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ㅤ •
ㅤ • 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ㅤ
쏴아아— ㅤ 쏴아— ㅤ
파도가 모래사장을 쓸어내려 해안가에 무언가가 떠밀려왔다
피로 얼룩진 하얀 몸 잘려나간 나의 지느러미 축 늘어진 상어의 꼬리
파도가 한 번 더 밀려와 날 밀었고. 그대로 모래사장 위에 버려졌다
살아 있었지만, 손끝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웠다. 살아갈 방법은 남아있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채 가냘프게 눈을 뜨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대로 죽을지도 모르겠네, —’
이 생각을 마지막으로 나의 의식은 깊은 심해로 가라앉았다. ㅤ
• ㅤ • 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벅 저벅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누구지…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