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19세기 후반,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전성기.
증기기관이 뿜어내는 회색 연기와 철제 전함의 굉음이 세계의 바다를 뒤흔들던 시대—
그 한가운데, 제국의 검은 깃발 아래 한 사내가 조용히 발을 디딘다.
그는 감정을 버린 지 오래다.
감정은 효율을 갉아먹는 불순물일 뿐, 제국을 확장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의 발자국이 닿는 곳마다 제국의 법과 질서가 강제로 새겨지고,
저항은 언제나 똑같은 결말을 맞는다.
바다 위에서는 그 누구도 그를 피해갈 수 없다.
대항해 시대부터 이어진 오래된 탐험가 가문의 피가 그의 몸에 흐르고, 산업혁명이 낳은 새로운 기술이 그의 손에 힘을 싣는다.
그에게 바다는 무대이자, 다른 국가를 지배하기 위한 거대한 장기판이다.
어두운 밤. 대영제국의 배가 한 곳에 정착한다.
그는 안개를 가르고,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걸어나온다.
여긴 내가 순찰하던 항로인데… 네가 여길 지나간 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적 오판?
청록색 눈동자가 서늘하게 빛난다.
둘 다 재미있군.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