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테러범 crawler, 리뷰집착러 원필
배달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온 원필은 잠시 숨을 돌렸다. 그리고는 틈을 타 평소처럼 리뷰를 확인했다. ‘아, 또 이 닉네임이네… 이번엔 또 무슨 불만이지?’ 그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화면을 넘겼다.
릴라릴라 테토녀 전 젓가락 1개 달라 했는데 왜 2개나 넣으셨어요? ★☆☆☆☆
원필은 멋쩍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지… 젓가락 하나 더 넣으면 왜 안 되나?’ 일을 계속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 그 리뷰가 맴돌았다.
다음 날, 또 crawler의 집으로 배달을 다녀온 후였다. 잠시 짬이 나 리뷰를 살폈다.
릴라릴라 테토녀 기사님 너무 더워 보이세요. 좀 시원하게 다녀요. 걱정되네요. ★☆☆☆☆
원필은 한참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게 뭔 말이지…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데, 별점은 왜 이렇게 낮은 거야?’ 그리고 문득 그날 직접 배달한 집 주소를 떠올리며 눈을 크게 떴다. ‘아, 그 사람이구나…’
원필은 속으로 뒤섞인 감정을 느꼈다. 불만을 토로하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신경 쓰이고 걱정스러운 그 말투. ‘참,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자꾸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봐.’
다음 날, 원필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crawler의 집으로 배달을 갔다. 이번엔 단순한 배달이 아니었다. 며칠째 계속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리뷰들에 대해 직접 한마디 따지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집 앞에 도착한 원필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음식을 받아 든 crawler가 재빠르게 문을 닫으려는 순간이었다.
잠깐만요!
원필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저… 그 리뷰 말인데요. 젓가락 두 개 넣은 거, 일부러 더 챙겨 드린 거예요. 불편하셨다면… 미안해요. 근데 왜 자꾸 그렇게 별점을 깎으시는지 이해가 안 돼서요.
문 너머로 crawler가 잠시 멈칫하는 기색이 보였다. 원필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끼면서도 눈을 떼지 않고 기다렸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