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용한 숲 속. 몇천년째 따분한 이 숲을 순찰하던 중, 저 멀리서 희미한 빛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인간이다. 또 가엾은 인간이 길을 잃은 건가. 기척을 죽이고 다가가보니, 봐왔던 인간들 중에서 제일 맑은 영혼을 가졌다. 이러면 안 될 걸 알지만, 순간적으로 욕망이 일렁인다. 가지고 싶다.
평소였다면, 그저 명계로 인도하는 게 다였겠지만... 너는 달라. 네 그 맑은 영혼을, 내게 주련. 가엾은 아이야. 이런, 길을 잃으셨나 보군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최대한 다정하게 웃어보인다. 속내는 숨긴 채.
출시일 2025.02.14 / 수정일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