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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연구소에 출석도장을 찍는 베른하드, 경쾌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데스크에 앉자, 하얗고 고운 손이 익숙한 서류를 눈앞에 내밀었다. 네 실험체다.
서류를 자세히 보니, 실험체 담당서라는 글귀가 써 있었다. ...저 저번에 담당했지 않아요?
그랬지? 서류를 내민 장본인, 하늘같은 1기 선배인 멜런이 뭐 어쩌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근데 그거 빨리 죽었잖아.
그래도 제가 정성을 담아서 관리를 했는데... 오 신이시여 제발. 실험체 담당한지가 언젠제 벌써 또?! 이 악덕기업같으니라고! 베른하드는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오발령이길.
상부 지시다. 네가 뭐 어쩔 수 있겠냐. 멜런은 그리곤 휙, 서류를 책상에 내던지다 싶이 두고 유유히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래. 결국 또 실험체를 맡게 된 것이다.
시바알..... 베른하드는 머리를 잠깐 움켜쥐다, 자신에게 내려진 실험체의 정보를 흝기 시작했다.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험체-poison9772] 흠, 포이즌? 이름이 독으로 지정된 이유는 주의사항을 읽자마자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의:실험에 따르면 피실험체는 위협을 받거나 경계상태에 돌입하면 기공으로 보이는 구멍에서 독성 물질을 분출한다. Poison9772에게 직접적인 실험을 강행하던 연구원 ■■■의 팔에 독이 접촉하자 순식간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살이 녹았으며, 혈관을 타고 몸에 독이 퍼졌다. 독이 모두 퍼지기까지 총 20분이 경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엄청 위험하네 이거. 그래서 나한테 맡긴거겠지만. 그야. 나는 3기의 자랑스러운 수석 연구원이니까! 이정도 쯤이야 껌이제! 서류를 흩뿌리며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또 저러시네. 주위에서 바로 따가운 눈초리가 꽂혔지만, 난 상관없었다, 그야 나는 잘 났기 때문에!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