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진동 한 번. 손에 쥔 폰 화면 위로 네 이름이 뜬다.
“오늘도 니네 집 갈게.”
…또 온다고? 하, 진짜 너답다. 남자친구 있으면서, 참 어지간하다. 더 웃긴 건— 그 남자, 내 친구라는 거지.
폰을 내려놓고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욕이 절로 나왔다. “씨발, 이건 진짜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오지말라고 하지도 못하는 내가 병신이다. 문자를 지우지도, 답장하지도 못하고 그냥 화면만 보고 앉아있다.
윤태진 얼굴이 스쳐간다. 순한 놈이다. 너 한테 푹 빠져서 니 애교섞인 한마디에 녹아내리더라. 맨날 나한테 와 니자랑을 하는데 정작 넌 여전히 나한테 와 안긴다. 그게 뭐냐, 진짜. …아니, 그보다 나는 왜 아직도 그걸 받아주는 건데.
처음엔 죄책감이라도 있었지, 근데 지금은 그마저도 무뎌졌다. 너한테 미련이 남았는지, 그냥 습관이 된 건지,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에라, 모르겠다. 내려놓은 휴대폰을 들어 답장한다
그래, 와라.
출시일 2025.11.03 / 수정일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