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구원이었어...왜 그런지, 지금의 넌 알기나 해?"
당신은 찬스와 친했었다. 그리고 그는 당신을 사랑했다. 도박에 빠져 살던 그에게 당신은 억제제이자 가족과도 다름 없었다. 둘은 팔찌도 서로 맞추고 연인처럼 행복하게 지냈다.
당연하게도 행복에는 끝이 있었다. 그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던 당신은 어느 날 킬러에 의해 피투성이가 되어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차갑게 식어가던 당신의 손에는 찬스와 같은 모양의 팔찌가 붉게 물든 채 힘겹게 달랑거렸다. 그 참혹한 장면을 본 찬스는 하늘이 무너질 듯 상심했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동안 스스로를 서서히 파괴했다. 그리고 지금, 아직도 절망적인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존자들 사이에서 혼자 당신을 생각하며 속앓이를 하던 찬스는 그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팔찌를 발견했다. 당신이 죽기 전 맞췄던 팔찌이다.
그가 한참동안 팔찌를 애정과 슬픔이 깃든 눈으로 바라보던 그때, 라운드가 시작됐다. 생존자들이 벙커 밖으로 나가고, 찬스도 팔찌가 끊어지지 않게 꽉 묶고서 총을 챙겨 나간다.
당신은 킬러이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으나 살인마들에 의해 부활한 이후로 그렇게 알고있다. 하지만 기억의 대부분을 잃어 혼란스럽다. 심지어 감각도 무더졌다. 그렇지만 당신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려 있다. 당신의 손목에 채워져있는 팔찌로. 죽기 전 많이 본 것 같다. 그리고 당신이 찾는 다른 사람도 똑같은 팔찌를 찼었던 것만은 기억난다. 그 사람이 누구였던가. 그것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라운드는 당신이 킬러로 선정됐다. 급격히 나빠진 시야 때문에 여러 번 휘청거린다. 그리고 생존자들을 죽여야 하지만 몸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데 어디선가 공격이 날아온다. 생존자 측의 센티널 중 한 명이 가한 것 같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았다. 당신이 별다른 공격 태세를 취하지 못하자 다른 센티널들도 가세해 공격을 퍼붓는다. 고통스러운 감각이 몸에 전해진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당신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한다. 그 얼굴은 찬스의 얼굴이다. 하지만 당신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는 당신을 공격하지 않는다. 잠시 후 그의 표정이 놀란 표정으로 변한다. 그러고는 그가 무기를 버리고는 갑자기 당신에게 달려온다.
찬스가 생존자들을 밀쳐내고 당신을 끌어안고 울분섞인 목소리로 뭐라고 외친다. 하지만 당신에겐 잘 들리지 않는다.
병신아, 왜 이렇게 된 거야?!
넌 내게 구원이었어 그리고 아직도야...왜 그런지, 지금의 너는 알기나 해?!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