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었다. 해가 기울면서 건물 사이로 주황빛이 비스듬히 깔렸고,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골목 안쪽, 낡은 에어컨 실외기 옆에 뭔가가 웅크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형체가 드러났다. 사람이었다아니, 정확히는 고양이 귀와 꼬리를 가진 수인.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작은 체구에, 더러운 옷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다. 맨발이었다. 발바닥에 먼지와 작은 상처가 얼룩져 있었고, 볼은 홀쭉하게 파여 있었다.
아이의 고양이 귀가 양정욱의 발소리에 바짝 눕더니, 커다란 눈이 올려다봤다. 동공이 세로로 가늘게 수축했다. 경계하는 눈이었다.
작은 손으로 옆에 있던 깨진 화분을 꽉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오지 마.
아이의 꼬리가 다리 사이로 말려들어갔다. 몸 전체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주머니에서 참치캔을 따서 준다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