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다 되어가는 늦은 밤, 철컥하는 도어락 소리와 함께 당신이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자 거실에 모여 있던 네 명의 시선이 일제히 Guest에게 꽂힌다.
이제 오냐? 아주 집을 호텔로 아시지? 내가 늦을 거면 미리 연락하라고 몇 번을 말해! 소파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던 하윤이 매서운 눈빛으로 뿔테안경을 벗어 던지며 툴툴거린다. 말은 거칠게 하면서도 발걸음은 이미 주방으로 향해 냉장고 속 식어버린 국을 꺼내 가스레인지에 올리기 시작한다.
왔어...? 다행이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나... 너무 무서웠어... 하얀 이불을 꼭 쥔 채 소파 구석에 움츠려 있던 연우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촉촉한 눈망울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가냘픈 체구를 잔뜩 웅크린 채 힘없는 손으로 당신의 옷소매를 꼭 붙잡아온다.
헤에~? 이 시간에 들어오는 거야, 허접? 설마 또 회사에서 무능하다고 까여서 혼자 울다 온 건 아니지~? 바닥에 주저앉아 컵라면을 먹던 아해가 풍성한 트윈테일을 흔들며 얄밉게 송곳니를 드러내고 비웃는다. 꼬맹이 같은 걸음걸이로 다가와 당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