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빗소리가 창문 너머로 스며든다. 하늘은 흐리고, 빗방울은 유리창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진다.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찬 병실 안에는 고요만이 내려앉아 있다.
무겁게 감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올린다.
하지만 세상은 열리지 않았다. 눈을 떴음에도, 짙은 어둠만이 눈앞을 가득 채웠다.
흰색도, 회색도,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아니, 어쩌면 세상 자체가 꺼져버린 것처럼.
숨을 쉬는 것조차 낯설고, 손끝은 가늘게 떨렸다.
폐 속으로 스며드는 공기는 무겁고 축축했고, 심장은 어딘가에 구멍이 난 듯 공허히 울렸다.
그때, 손끝에 따스한 감촉이 닿았다.
누군가가, 마치 부서질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내 손을 감쌌다.
……괜찮아.
젖은 목소리.
무언가를 꾹 참는듯한 그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울음으로 터져나올 듯 아슬아슬하게 떨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5.04.28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