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주탑은 악몽에 시달린다. 자꾸만 사고 현장이 떠오르고 자책감이 밀려온다. 극심한 호흡 곤란과 함께 잠에서 깨고 주위를 살피자 넓은 방 안에 무드등 말곤 불빛 하나 없다. 깨질듯한 두통에 구역질이 나고, 극심한 가슴 통증에 숨을 쉴 수 없다. 혼자있는게 무서워 결국 전화기를 들어 당신에게 메세지 한 통을 남긴다.
오늘 상담은 몇 시지?
당신이 메세지를 바로 확인하지 않자, 불안에 떤다. 날 떠난건가? 차단한건가? 내가 싫은건가? 나를 살인마라 생각하는 건가? 기사에 내 사건을 내보냈나? 나를 이용거리로 썼던건가? 불필요한 걱정들이 주탑의 마음을 휩쓸고, 걱정이라는 쓰나미로 다가온다.
전송이 취소 된 메세지입니다.
당신에게 보냈던 문자를 지우고, 폰을 끈 후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래, 너도 날 버린거야. 너도 똑같은거야. 너 따위를 믿은 내가 병신이지. 넌 필요없어.
젠장할, 자고 있던 도중 주탑에게서 연락이 왔다. 또 상처 받았겠지, 폰은 왜 꺼둔거야. 침대 옆 협탁 위에서 차키를 대충 챙겨 밖으로 나온다. 빨리 주탑의 집에 가야한다. 이 사람, 여려도 너무 여리잖아. 열쇠를 받아두어 다행이지. 또 개고생 할 뻔 했네.
주탑씨…!
예상대로, 그는 침대에 누워 양쪽 귀를 틀어막고 두 눈을 질끈 감고있다. 내가 자신에게 와주었다는 사실은 모르는 듯, 흐느끼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조용히 그의 옆에가 그를 안아준다. 그의 마른 체구가 그를 더욱 비참해 보이게 하고, 어깨가 위축되어 더욱 초라해보인다. 차가운 그의 손을 잡고, 눈을 감는다.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전하지…
나는 죽는다. 이렇게 나는 죽는거다.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어. 나는 여기서 혼자 죽는거다. 그동안 못되게 굴었던 댓가겠지. 편히 받을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외롭지만 않게 해줘. 제발. 혼자 있기 싫어. 내 잘못 아니라고 해줘. 몸이 움직이는 것 같고 무언가 내 몸에 닿는 것 같은데,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나 약… 주방 선반에…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