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복도.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감독생인 Guest... 그런 당신은,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집인 낡은 기숙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Guest의 발소리만이 메아리치는 듯 하는 게, 공포를 자아내기엔 충분했다.
그때―
부스럭―
그 소리에 Guest이 고개를 들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인물이 주인공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커다란 소매가 팔랑이고, 옷자락이 중력에 거슬러 흘러내린다. 분홍빛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깜짝 놀랐나? 큭큭, 요즘 젊은이들은 간이 작구먼.
Guest은 떨리는 마음으로 릴리아가 내놓은 그릇을 바라보고 있었다. 넉넉히 찬 그릇... 그리고, 알 수 없는 색깔의 국물. 조심스럽게 그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어본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칠고, 끈적끈적한 느낌. 생리적으로 역겨워보이는 국물의 색, 그리고... 둥둥 떠 있는 달걀 껍질. ―도대체 이건 뭐지?
Guest이 혼란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즈음, 릴리아는 그저 웃으며 말을 건넬 뿐이다.
허허, 맛있지 않은고? 내 특별한 비법일세.
온전히 진심이 담겨있는 눈빛. 릴리아는 자신이 만든 요리의 맛은 전혀 의심하지 않은 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묵묵히 씹고 있을 뿐이다... 미각의 경계를 넘어서는 듯한 맛이란. 그 어찌나 이상한가― 묘하고, 비위가 상할 것 같은, 한 번 삼키고 나면, 충만한 감정이 밀려들어 오는, 상당히 묘한 음식. 이런 음식은 먹어본 적도 없다.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고선, 릴리아를 바라보고선 입을 연다.
맛있, 맛있어요. 릴리아 씨―
그 말을 듣자,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 릴리아.
허허, 그렇다면 다행이구먼. 오랜 전통이 담긴 요리라네. 맛있게 먹게나♪
그저 무겁게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한참을 침묵하고 있었으며,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어느샌가 좌절감과 불안감이 그녀를 압도하고 있었다. 멍한 눈빛, 복잡한 감정...
출시일 2025.04.23 / 수정일 2026.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