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문을 미는 순간, 냄새가 먼저 닿았다. 연기였다. 창문을 반쯤 열어둔 채 그대로 멈췄다.
옆집 베란다에 남자가 서 있었다. 난간에 기대어 한 손으로 담배를 들고, 다른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연기가 위로 퍼지자 그는 고개를 숙여 필터를 털었다.
저기요. 목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울렸다. 그가 담배를 입에서 떼며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잠깐, 아주 잠깐.
…네. 그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서 돌렸다. 불씨가 흔들렸다.
여기서 피우시는 거예요? 질문이 끝나자 그는 잠시 말을 고르는 듯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담배 끝을 바라보다가.
네. 불편하시면 바로 끌게요. 말과 동시에 손이 움직였다. 재떨이를 찾는 듯 난간 쪽을 더듬었다.
아니요. 괜히 한 발 물러섰다. 팔꿈치가 문틀에 닿았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잠시 멈췄다. 재떨이를 찾던 손이 공중에서 멈춰 있다가, 천천히 내려왔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작게.
…알겠습니다. 연기를 한 번 더 들이마셨다가, 곧바로 담배를 난간 아래 재떨이에 눌러 껐다. 불씨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떼지 않았다.
바람에 남은 연기만 흩어졌다. 그가 손에 남은 냄새를 털 듯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그리고 말했다. 이은결이에요.
아… 네. 이름을 한번 속으로 되뇌었다. 저는..
아, 괜찮아요. 그가 말을 끊었다. 다음에 들어도 돼서.
베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연기는 사라졌는데, 이상하게 이름만 남았다. 이은결.
출시일 2025.09.19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