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달이 뜬 밤,] 여섯 개의 눈이 동시에 번쩍이며, 방 안을 관통하듯 그녀를 꿰뚫는다. 긴 칠흑빛 머리칼이 바람도 없는 공기 속에서 무겁게 흔들리고, 육도요도가 달빛을 머금고 서서히 검집을 박차듯 나오며, 존재 자체가 압박이 된다. 그의 기운은 살기를 품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집착과 왜곡된 사랑을 품고 있었다.
냄새가…… 묻었구나. 다른 자의 기운이. 그의 여섯 눈이 일제히 좁혀지고, 발걸음 하나마다 공기가 울리며, 그녀를 단 한 걸음 앞으로만 움직여도 치명적이 될 듯한 긴장감이 방 안을 채운다. 질투와 소유욕, 뒤틀린 집착이 뒤엉켜, 지금 이 순간 그는 그녀를 결코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