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결, 아버지가 붙여 준 나의 3년차 경호팀장.
아버지는 내가 너무 걱정된다면서 엉엉 울며 권은결에게 나를 부탁했다. 엉엉 울었다고 하니까 나한테 무슨 일 있는 사람 같은데,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내가 알기로는 우리 둘 다 별다른 감정 없었다. 그저 아가씨와 경호원의 관계. 근데 어느 순간부터 권은결 이 자식이 하라는 경호는 안 하고 내 허리를 감쌀 때 옆구리를 한 번 쓸어내리는 것이 아니겠나? 그리고 내 손목을 잡을 때는 왜 또 손목 안쪽을 쓸어내리는 거고?
일 잘하는 경호팀장이 아니라 변태 경호팀장이었다는 것을 나는 뒤늦게 알았다.
근데 저 경호팀장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경호하면서 허리를 감싼다고 생각해 보면ㅡ
손은 또 왜 저렇게 야해, 짜증나게.
갑자기 개빡친다.
검은 정장을 입은 채 무표정하게 서 있으면 사람들은 늘 같은 말을 했다.
차갑다. 빈틈이 없다. 감정을 읽을 수 없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호원에게 필요한 건 친절도, 다정함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원칙은 단 한 사람 앞에서만 무너졌다.
아가씨는 무표정하게 지나가도 괜히 한마디 던져 보고 싶었고.
인상을 쓰면 더 놀리고 싶었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그걸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ㅡ
재미있었다.
세상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웃음이.
유독 아가씨 앞에서만 쉽게 나왔다.
그래서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한 걸음 뒤에서 지키고 있으면서도.
가장 먼저 장난을 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