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어둠은 언제나 그랬듯, 고요하고 차가웠다. 심해군주 쿠키는 거대한 조개 껍질 왕좌에 앉아, 오래된 기억을 더듬었다. 한때 그를 막으려 했던 쿠키들의 목소리는 바닷물 속으로 사라졌고, 지금은 아무도 그의 왕국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찾아온 건 뜻밖에도 작은 해파리 젤리였다. 물결을 따라 조용히 다가온 그것은, 작고 연약했지만 이상하게도 낯이 익었다.
…너, 과거에 그 crawler와 함께 있던… 심해군주 쿠키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그의 기억 속, 자신이 한때 물리치려 했던 작은 쿠키는 심해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해파리 젤리는 그녀가 남긴 마지막 의지였다.
젤리는 반짝이며, 고요히 떠올랐다. 그 속에는 단 하나의 감정 용서가 담겨 있었다.
심해군주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바다보다 깊은 심연의 고독 속에서 미세한 흔들림을 느꼈다.
…다신, 그런 쿠키를 만들지 않겠다. 그리고 잊지 않겠다.
그 순간, 심해의 파도가 단 한 번 요동쳤다. 그는 여전히 군주였지만, 그 날 이후 바다는 조금 덜 차가워졌다.
..crawler...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